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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실사 (판타지, 자아정체성, 영웅서사)

by yeon4874 2026. 3. 21.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포스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을 배경으로 성인이 된 앨리스가 다시 이상한 나라로 떨어지는 이야기인데, 제가 어릴 때 읽었던 루이스 캐럴의 원작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더군요. 이야기는 성장 판타지에 대한 구조와 현실로 다시 돌아간 앨리스에 대한 성공적인 삶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원작을 뒤집은 성장 판타지, 과연 성공적인가

이 영화가 원작과 가장 크게 다른 지점은 바로 내러티브 구조입니다. 루이스 캐럴의 원작은 의미 없는 말장난과 불합리한 상황들이 연속되는 부조리극에 가까웠지만, 팀 버튼은 이를 앨리스의 자아 찾기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진 성장 서사로 재구성했습니다. 19세 앨리스는 귀족 청년 해미쉬의 청혼을 받지만, 코르셋과 스타킹으로 대표되는 당대 여성에게 강요된 사회적 역할에 숨이 막힙니다. 저 역시 중학교 때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어느 날 공원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을 겪었습니다. 하얀 고양이를 따라 평소엔 보지 못했던 좁은 골목으로 들어갔고, 낡은 문 너머로 전혀 다른 공간처럼 느껴지는 곳을 잠깐 보았죠. 그때 느낀 건, 일상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주는 해방감과 동시에 두려움이었습니다.

영화 속 앨리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흰 토끼를 쫓아 구덩이로 떨어진 뒤, 그녀는 '작아지는 물약'과 '커지는 빵'을 번갈아 먹으며 자신의 몸을 조절하는 법을 배웁니다. 이는 단순히 신체 크기 변화가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상징합니다. 푸른 애벌레 압솔렘이 보여주는 '오라큘럼'이라는 예언서에는 앨리스가 '날 득한 칼'로 재버워키를 물리친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앨리스는 처음엔 이를 부정합니다. 제 경험상,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앨리스 역시 모자 장수, 체셔 고양이, 하얀 여왕 같은 조력자들을 만나며 점차 자신감을 회복합니다. 이 과정에서 팀 버튼 특유의 고딕 판타지 미학이 빛을 발합니다. 붉은 여왕의 성은 과장되게 큰 머리를 가진 여왕과 트럼프 병사들로 가득 차 있고, 하얀 여왕의 성은 체스 말 모양 병사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립 구도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조를 명확히 하여, 관객이 서사에 몰입하기 쉽게 만듭니다. 다만 원작이 가진 철학적 깊이는 다소 희석되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실제로 루이스 캐럴 연구자들은 원작의 핵심이 '의미 없음 속에서 의미 찾기'였다고 분석하는데, 영화는 이를 '영웅의 여정'이라는 보편적 서사로 단순화했습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전투 장면은 시각적으로 압도적입니다. 앨리스가 갑옷을 입고 재버워키와 맞서는 모습은, 마치 중세 기사 로맨스를 연상시킵니다. 쉽게 말해 앨리스는 더 이상 수동적으로 상황에 끌려다니는 소녀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주체가 된 것입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앨리스가 재버워키의 공격을 역이용해 목을 자르는 순간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는 단순한 물리적 승리가 아니라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상징으로 읽힙니다.

현실로 돌아온 앨리스, 그녀가 선택한 삶

영화 후반부, 앨리스는 재버워키의 독을 마시고 현실 세계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해미쉬의 청혼을 거절하며 이렇게 말하죠. 제 인생은 제가 결정하겠습니다. 이 대사는 19세기 여성에게 허용되지 않았던 자기 결정권을 선언하는 순간입니다. 당시 영국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은 가정 내 아내와 어머니로 제한되었고, 법적으로도 재산권과 참정권이 박탈된 상태였습니다. 앨리스가 해미쉬의 아버지 애스콧 경에게 홍콩 거점 중국 교역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장면은, 여성도 경제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며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저 역시 주변의 기대와 달리 제가 원하는 길을 선택하려 할 때, 비슷한 저항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앨리스가 언니에게 자기 인생은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저는 제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물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앨리스가 배에 올라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파란 나비 압솔렘이 날아오르는 모습은, 변화와 성장이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비평적으로 보면, 이 영화는 몇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우선 예측 가능한 플롯 전개입니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떨어지고, 예언을 거부하다가 결국 영웅이 되어 돌아온다는 구조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전형적인 3막 구조(Three-Act Structure)를 따릅니다. 여기서 3막 구조란 설정-대결-해결로 이어지는 시나리오 작법의 기본 틀을 의미하는데, 관객 입장에서는 다음 전개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원작의 언어유희와 부조리한 유머가 거의 사라지고, 대신 CG 액션으로 대체된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특히 조니 뎁이 연기한 모자 장수는 광기와 슬픔을 동시에 표현하며, 앨리스의 성장에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그가 추는 '으쓱 쿵작 춤'은 억압된 감정의 해방을 상징하는데, 이는 영화 전체 주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원작의 '각색'이 아니라 '재해석'으로 보는 편입니다. 루이스 캐럴의 원작이 빅토리아 시대 사회를 풍자한 문학 작품이었다면, 팀 버튼의 영화는 21세기 관객을 위한 판타지 액션 드라마로 재탄생한 것이죠. 물론 원작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지만, 새로운 세대에게 앨리스라는 캐릭터를 소개하고 자아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 이후 '강한 여성 주인공' 서사를 다루는 판타지 영화들이 늘어났고, 여성 관객층의 선호도도 높아졌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결정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겪은 모험이 꿈이었든 현실이었든, 중요한 건 그 경험이 그녀를 변화시켰다는 사실입니다. 저 역시 중학교 때 겪었던 그 이상한 경험이 실제였는지 꿈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 순간이 제게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영화를 본 뒤 여러분도 자신만의 '이상한 나라'를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좋은 삶을 선택하겠습니다.

결론

영화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여정을 떠나기 전에는 청혼에 대한 거절을 못하고 도망치지만 여정을 떠난 후 용기를 얻고 청혼을 거절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참고: https://naver.me/GiapctK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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