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한 번 뒤집어지면 되돌리는 데 몇 배의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저 역시 작년 여름, 평소 아무렇지 않게 했던 습관들이 독이 되어 모낭염이라는 지옥을 맛보았습니다. 설마 이것 때문에?라고 생각했던 사소한 행동들이 어떻게 제 피부 면역력을 무너뜨렸는지, 제가 직접 겪은 최악의 행동 6가지를 공유합니다.
1. 여드름으로 착각하고 시도한 과도한 스크럽 세안
가장 먼저 저질렀던 치명적인 실수는 '오진'에서 비롯된 과도한 세안이었습니다. 사춘기 시절부터 여드름을 겪어왔기에, 얼굴에 무언가 올라오자마자 또 여드름이구나..라고 단정 지어버렸습니다.. 피지를 싹 다 뽑아내야겠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훨씬 강하게 세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모낭염은 여드름과 결이 다릅니다. 여드름 치료하듯 박박 문지르는 세안은 오히려 모낭염균을 옆으로 퍼뜨리고, 염증 부위를 자극해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씻어야 개운하게 풀렸던 제 습관이 사실은 염증이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알아채야 했습니다.
2. 다이소 클렌징폼과 무너진 피부 장벽의 상관관계

세안제 선택에도 큰 실수가 있었습니다. 한동안 피부가 잠잠해지자 제 피부가 얼마나 예민한지 잊고 지냈습니다. 집에 있던 다이소 클렌징폼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했는데, 이게 결정타였습니다. 엄마가 쓰시던 제품이라 별 의심 없이 썼지만, 알갱이가 들어있는 스크럽 제형을 매일 같이 사용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
건강한 피부라면 견뎠을지 모르지만,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제 피부에는 너무나 가혹한 자극이었습니다. 매일 스크럽을 하며 피부를 보호해 주던 소중한 '장벽'을 제 손으로 직접 다 벗겨내 버린 셈이죠. 장벽이 사라진 피부는 외부 세균의 침입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 에어컨 없는 무더위, 모낭충에게 축제 환경을 제공하다
작년 여름은 유독 무더웠고 비도 자주 와서 아주 습했습니다. 당시 저는 휴직 상태라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에어컨을 잘 틀지 않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여름이니까 당연하지! 라며 방치했죠.
하지만 고온다습한 환경은 모낭충이 가장 사랑하는 '축제장'과 같습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얼굴에는 기름(피지)이 돌기 시작하고, 모낭충은 이 기름을 먹으며 무서운 속도로 번식합니다. 시원한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멀쩡했던 피부가 집에서 덥게 지내자마자 뒤집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모낭염 환자에게 적정 온습도 관리는 화장품보다 훨씬 중요한 치료의 기본입니다.
4. 예뻐지고 싶은 욕심에 선택한 모공을 막는 파우더
피부가 뒤집어지기 시작하자 이를 가리고 싶은 마음은 더 커졌습니다. 평소에는 얇게 도포하던 화장을 점점 두껍게 하기 시작했죠. 메이크업 베이스를 겹겹이 바르고, 시간이 지나 올라오는 기름기를 잡겠다고 파우더를 수시로 두드렸습니다.
겉보기에는 뽀송해 보였지만, 입자가 고운 파우더는 제 모공을 숨 막히게 꽉 막아버렸습니다. 피부가 숨을 쉬어야 회복이 되는데, 노폐물과 엉겨 붙은 파우더 가루는 모낭염균이 증식하기 최적의 밀실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가리는 것에 급급해 피부의 숨통을 조였던 행동이 결국 화농성 염증으로 번지는 지름길이 되었습니다.
5. 다이어트와 영양 부족이 불러온 피부 면역력의 붕괴
피부 관리만큼 중요한 것이 몸의 컨디션인데, 저는 이 부분을 완전히 간과했습니다. 잠은 7시간 이상 푹 잤지만, 무리한 다이어트로 식단을 극단적으로 제한했습니다. 운동을 하며 땀은 흘리는데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영양소는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았죠.
몸의 면역력이 바닥을 치니 피부 면역력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건강할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미세한 자극에도 피부가 힘없이 뒤집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비타민 하나 챙겨 먹지 않고 몸을 혹사시켰던 그 시기에 제 피부는 안팎으로 공격받으며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6. '예전엔 괜찮았는데'라는 방심이 키운 화농성 염증
가장 위험했던 생각은 전에는 이렇게 해도 멀쩡했어라는 과거의 기억이었습니다. 에어컨 없는 환경도, 강한 세안제도, 무거운 화장도 예전엔 아무 문제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피부는 정직합니다. 나이가 들고, 환경이 바뀌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예전의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방심하는 사이 자잘했던 모낭염은 커다란 화농성 염증으로 변했고, 나중에는 접촉성 피부염 증상까지 동반하며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나중에 좋아지겠지라며 방치하고 고집부렸던 시간들이 결국 대인기피증까지 불러올 정도로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러기에 모낭염은 빨리 치료해야 합니다. 저처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지름길이 아닌 고개를 넘어서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모낭염은 단순히 운이 나빠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했던 생활 습관들이 쌓여 만들어낸 결과물일 수 있습니다. 저처럼 예전엔 괜찮았는데라는 방심으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세요^^ 지금 당장 스크럽을 멈추고, 실내 온도를 낮추고, 내 몸의 면역력을 챙기는 것부터 시작하시길 바랍니다!